한반도 공포에 몰아넣을 핵마피아를 찾아서, 다큐 ‘핵마피아’

다큐 ‘핵마피아’ 제작발표회


김세운 기자 ksw@vop.co.kr
입력 2014-03-31 23:25:08l수정 2014-04-01 08:12:35





배우 맹봉학씨와 녹색당 공동 운영위원장 하승수씨ⓒ다큐이야기




원자력은 저렴하고 깨끗하고 효율이 좋은 에너지라는 통념을 깨고, 2011년 세상을 경악하게 만든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났다. 일본 전역은 방사능으로 오염됐으며, 태평양도 예외는 아니었다. 유럽을 포함한 선진국들이 원자력을 자제하고 청정에너지를 개발하고 있지만 한국은 원전을 더 짓겠다고 한다. 가까이는 우리 아이, 멀게는 후손들이 맞이하게 될 원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탈핵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다큐 ‘핵 마피아’가 내년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핵 마피아를 찾아 나선 용감한 다큐멘터리 ‘핵 마피아’ 제작발표회가 31일 오후 3시 성북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다큐를 통해서 핵 마피아를 상대하게 될 9인의 탐정단(하승수 녹생당 공동 운영위원장, 배우 맹봉학, 주부 이송년, 이보아 녹생당 탈핵위원장, 강서진 자율주의 연구활동가, 정종한 학생, 야마가타 트윅스터, 공혜원 학생, 서지함 작가), 김익중 교수 등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제작발표회는 김익중 교수의 탈핵강연, 다큐 ‘핵 마피아 예고편, 영화 소개, 9인의 탐정단 소개, 축하 인사말, 야마가타 트윅스터 공연, 고사 및 반핵 퍼포먼스 등으로 진행됐다. 

김환태 감독이 올해 탈핵관련 다큐를 찍게 된 이유는 경주 방폐장에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2012년 그는 원폭 2세와 관련된 다큐 ‘잔인한 내림 - 遺傳’을 만들고 지난 해에 상영회를 다녔다. 2005년도부터 원폭 피해자를 잘 알고 지내던 그지만 지난해 상영회를 다니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경주방폐장에서 고준위폐기물을 처리하는데 10만년이라는 세월이 걸린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호모 사피엔스가 출연이 3~4만년인데 폐기물은 10만년동안 처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원자력은 깨끗하고 값싸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는데 정말 놀랐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은폐된 진실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핵 마피아들이 정책을 실제로 만들고, 집행하고, 이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을 만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들이 가진 거짓과 위선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다큐를 만들 게 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다큐를 위해서 9인이 모였다. 원전 관련 전문가는 물론이고, 배우, 평범한 주부, 학생, 뮤지션, 작가, 활동가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서 탐정단을 이뤘다. 탐정단 9인은 세 개의 팀, 액션 플렌팀, 연구팀, 퍼포먼스 팀으로 나눠서 활동하게 된다. 촬영은 4월 24일부터다. 김 감독은 다양한 사람들로 탐정단을 구성한 이유에 대해서 “핵은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다 알아야 하는 중요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9인을 포함해 모두들 본인의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대중에게도 우리들의 언어로 이야기 했을 때 훨씬 공감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다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바로 탈핵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제 아래, 다큐멘터리를 이끌어 가는 에너지는 탈핵에 동의해준 9인이다. 김 감독은 “메시지는 탈핵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라며 “탐정단들은 이런 방향에 동의해주신 것이고 실제로 이야기도 많이 해주실 것이다. 이런 에너지를 가지고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사 및 탐정단 활동 선서ⓒ다큐이야기




9인의 탐정단 “시작부터 걱정...
그러나 원전 실체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
야마가타 트윅스터 공연, 고사 및 반핵 퍼포먼스


예고편과 함께 다큐가 소개된 뒤, 9인의 탐정단도 모습을 드러냈다. 다큐 ‘핵 마피아’에서 탐정단 단장을 맡게 될 하승수 녹색당 공동 운영위원장은 “핵 없는 사회에서 한 번쯤 살고 싶다”며 “그러려면 이런 일도 마다하면 안 되겠더라. 원전 실체를 밝혀낸다면 망가지는 것부터 다 해보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배우 맹봉학 씨도 “시작 전부터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도 “다큐 속에서 배우가 나와서 마피아를 쫓고 찾으러 다닌다. 저는 이명박을 찾으러 다녀야 할 듯하다. 그런데 루트를 몰라서”라며 위트 있는 인사말로 분위기를 달궜다. 

탐정단 내에서 가장 막대인 10대 공혜원 씨는 “재밌겠다 싶어서 활동하게 됐는데, 막상 예고편 영상을 보니까 이렇게 큰 일인줄 몰랐다”며 “10대로서 고민해보고 어떤 것을 해 나가야 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포부를 내비췄다. 

이후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공연이 이어졌다. 두리반 재개발 철거 반대 투쟁에 자립 음악가로 참여, 이후 자립음악생산조합을 창립, 사회적 문제에 음악가적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야마가타 트윅스터는 강한 개성과 가사로 탈핵관련 공연을 펼쳤다. 고사 및 반핵 퍼포먼스에서는 핵 마피아, 원전비리, 노후원전, 밀양송전탑, 원전사고, 후쿠시마 등의 단어들이 적혀 있는 풍선을 터뜨림으로써 탈핵의 의지를 다졌다. 

원전서 다 쓴 폐기물 최소 10만년 보관해야
일본 고농도 오염지역, 딱 남한 크기
일단 핵 사고 나면, 해결 방법 없어
유럽 포함 선진국은 지금 재생에너지로
우리도 발맞춰야


이번 제작발표회에서는 특별한 강의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바로 동국대 의과대학 김익중 교수의 탈핵 강연회였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김 교수는 원전의 치명적인 위험성과 한국 사회의 탈핵 가능성을 심도 있게 강의했다. 김 교수는 “다큐 ‘핵 마피아’라는 제목이 좀 부담스러웠다. 제가 그 분들(핵 마피아)를 매일 만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오늘은 저도 용기를 내서 핵 마피아라고 불러보겠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김 교수는 이번 강의에서 두 가지를 언급했다. 첫 번째 주제는 한국이 탈핵으로 가야하는 이유다. 그 이유는 원자력과 원전이 치명적인 위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우라늄 원료를 사용하면 4년이나 쓸 수 있다. 다 쓴 뒤에 이것을 식혀야 하는데 최소 10년이 걸린다”며 “10년 뒤에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방사능이 여전히 세기 때문에 따로 보관해야 하는데 이게 바로 고준위 방패장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쓰레기는 최소 10만년을 보관해야 하는데 10만년동안 보관하는 곳이 안 깨지게 하는 기술이 전 인류에 없다. 현재 10만년 보관용은 못 만들고 50년 보관용은 만들 수 있다. 50년짜리 2천개를 만들어야 10만년이 지나간다”고 지적하며 “10만년동안 원전사고가 정말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을까”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국이 탈핵으로 가야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김 교수는 2011년 일본을 강타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빗대어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서 후쿠시마와 그 일부 지역만 오염됐다고 하지만 실제 일본 땅 70%가 오염됐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토지 70% 오염은 농산물 70% 오염을 뜻하고 곧장 일본 밥상 70%가 오염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농산물은 전국유통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원전 사고가 한 번 나면 땅이 오염되는 기간을 보통 300년으로 본다”며 “지금 후쿠시마 사고가 3년 지났다. 일본은 297년 동안 방사능 오염 음식을 먹는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고농도 오염지역의 땅 넓이가 딱 남한의 넓이라는 것. 즉 한국에서 원전 사고가 헌 번 터지면, 남한 전체는 오염지역이 된다. 즉, 일본은 70%오염이지만 한국은 100%오염이 된다는 소리다. 김 교수는 “전국을 50cm 두께로 파낸 뒤 그 속살부터 농경을 시작해야 하는데 이것은 불가피하다”며 “핵 사고가 이미 터져버린 뒤엔 해결 방법은 없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의 두 번째 주제는 “한국도 탈핵이 가능하다”였다. 일각 사람들 중에서는 ‘원자력이 없으면 어떻게 사냐’는 이야기를 하지만 이미 유럽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원자력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원전을 줄이거나 짓지 않고 있다고 했다. 대신 청정에너지, 풍력이나 태양열과 같은 에너지를 발전시키고 있다. 

김 교수는 “유럽은 90년도에 원자력이 ‘피크’를 치고 줄어들기 시작했다. 유럽서 원전은 이제 사양사업”이라며 “미국도 그렇다. 미국은 폐쇄하지도 짓지도 않고 그냥 유지한다. 30년간 짓지 않았다. 역시 사양산업인 것이다”라고 선진국의 현황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전 세계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가고 있는데 한국은 혼자서 원자력으로 가고 있다”며 “원자력을 줄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눈에 보이는데도 한국 사람만 ‘원자력 없이도 가능하냐’는 질문을 하고 있다. 선진국과 발맞춰 나가라”고 조언했다.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탐정단ⓒ다큐이야기




퍼포먼스ⓒ다큐이야기




뮤지션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공연ⓒ다큐이야기




동국대 의과대학 김익중 교수의 탈핵 강연회ⓒ다큐 이야기